내 곁의 키치
  • Details
  • Description
  • 2012

    304pgs
    145 × 190mm (460g)
    9788993941623

    오창섭 지음

    홍시

  • 내 곁의 키치 ― 궤도를 벗어난 사물의 일상


    우리를 "헉~"하게 만드는 것,
    유치하거나 저속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너는 '키치'

    현대인의 삶, 특히 도시라는 생활 조건은 수많은 인공물로 둘러싸인 삶이라고 하겠다. 현대의 인공물들은 대부분 디자인 과정을 거쳐 세상에 태어나게 되는데, 만드는 쪽의 입장과 사용하는 쪽의 입장이 일치하여 사물과 사용자가 행복한 관계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마케팅과 소비촉진의 관점 위주로 디자인된 사물이 실제 사용 환경에 놓였을 때 발생하는 어색함은 사물과 사용자 간에 메우기 어려운 틈을 만든다. 이 책은 이 같은 틈에서 발생하는 키치적 현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읽어낸다. 따라서 디자인을 다루는 이 책에 유명 디자이너나 인기 브랜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매일매일 일상의 삶에서 흔히 마주치는 원색적인 포스터, 장식된 자동차, 코카콜라 캔 모양의 가방, 아이폰에 연결한 구식 수화기, 효자손, 관광지의 기념품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용의 관점에서 사물(디자인)을 보자, 속속 드러내는 키치의 의미
    실제 삶의 공간에서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의미들과 경험에 관심을 가진 저자는 '사용의 관점에서 디자인 보기'라는 관점으로 우리 곁의 키치적 현상에 주목하여 이 책을 썼다.
    1장 '삶에서 디자인 보기'에서는 오늘날 디자인 영역의 지배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 중심적 디자인 보기'의 내용을 비판적 입장에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축으로 설정한 '사용의 관점에서 디자인 보기'를 통해 디자인과 삶이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디자인의 담론에서 키치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2장 '말을 거는 일상의 사물들'과 3장 '사용의 관점에서 본 사물의 의미'에서는 이론적 배경과 함께 사용의 관점에서 디자인 보기의 구체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생산 중심적 디자인 보기는 경제 논리에 디자인을 종속시킴으로써 다양한 담론의 가능성을 제한하였고, 일상 주체들의 심리적인 부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키치를 디자인의 울타리 밖으로 위치시켰다. 또한 사용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가정함으로써 그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창조적 수용 과정을 천박한 것으로 치부하였다. 그러나 사용과정은 생산 중심적 디자인 보기가 가정하듯이 '디자인된 것과 안된 것', '디자인의 영역과 아닌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그것들 모두는 삶이라는 공간에 떠다니는 기표일 뿐이다.
    4장 '키치의 이해', 5장 '삶은 욕망을 따른다', 그리고 6장 '키치 소비의 의미'에서는 디자인 영역에서 제외되어왔던 키치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키치는 내용상으로 진품의 가치나 효과를 모방하는 태도와 산물로서, 사회적 기능이 사물 자체에 부가되어 나타나는 통속적인 사회현상을 말한다. 키치는 예술에 국한된 개념이라기보다는 모든 인공물과의 관계방식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사물과 인간이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유형이기도 하다. 만일 디자인의 주된 내용이 삶 속에서 인공물의 존재방식과 가능성을 사고하는 것이라면, 생산 중심적 디자인 보기에서 불순하고 천박한 것으로 배척해 온 키치는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오늘날 키치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우리는 일정 부분 키치적으로 말하고, 키치적으로 입고, 키치적으로 소비하는 키치맨이다. 사물은 본래의 목적만으로 순수하게 소비되지 않는다. 오늘날 사물의 소비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실현하고 확인하고자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키치의 상업성을 간파한 자본주의의 이윤 추구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키치는 소비문화의 핵심 코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거리에는 스마트폰을 품은 온갖 모양의 케이스들이 널려있고, 소녀감성의 만화를 사용한 버스광고(편강탕 광고)가 행인들의 시선을 유혹한다. 사람들은 키치적인 음악(싸구려 커피, 여수 밤바다)에 열광하고, 키치 룩의 의상을 걸친 연예인(UV 유세윤)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키치 스타일의 서체나 디자인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을 키치의 범람이라고 단순히 말할 수는 없다. 키치뿐만 아니라 키치를 이용하려는 캠프(camp)적인 움직임 역시 거기에는 분명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키치 범람 현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상품의 가치 차이를 이용하여 소비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획득한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긍정하고 받아들인다. 자본주의가 새로움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가치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그것으로 이윤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숙함이 지배하지 않는 곳에서도 키치가 활발히 유통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내 곁의 키치⟫는 예술 장르의 하나로서 키치를 다루어온 책들과 달리 일상의 키치를 다룬다. 우리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온 키치 현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누군가는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을까? 주변의 인공물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는 인간의 실존에 가까이 접근하는 우회적이지만 피할 수 없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이 책은 오창섭 ⟪디자인과 키치⟫의 개정판입니다.)


    차례
    1장 삶에서 디자인 보기
    1 디자인에 대한 메타 담론
    2 생산의 영역에서 디자인 보기
    3 사용의 영역에서 디자인 보기

    2장 말을 거는 일상의 사물들
    1 문화의 지배를 받는 기호
    2 신화 소비
    3 사물: 언어 아닌 언어

    3장 사용의 관점에서 본 사물의 의미
    1 삶에서 부서지는 순수한 사물의 기능
    2 채워진 그릇인가, 채워질 그릇인가: 사물의 사회·문화적 기능

    4장 키치의 이해
    1 키치란 무엇인가?
    2 키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3 키치와 팝아트
    4 키치와 취미

    5장 삶은 욕망을 따른다: 키치 소비에 내재한 심리
    1 향수: 과거에 대한 그리움
    2 과시: 부러움의 시선을 기다리며
    3 대리만족: 환상을 통한 욕망의 해소
    4 놀이: 현실과 이탈의 변증법
    5 성: 무겁지 않은 유희
    6 풍자: 웃음을 통한 거리 두기
    7 소비는 소속을 확인한다

    6장 키치 소비의 의미
    1 자기 정체성의 확인
    2 욕망과 소외의 해소
    3 구별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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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304pgs
    145 × 190mm (460g)
    9788993941623

    오창섭 지음

    홍시

  • 2012

    304pgs
    145 × 190mm (460g)
    9788993941623

    오창섭 지음

    홍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