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시작하라 ― 민철홍과 한국의 산업디자인
  • Details
  • Description
  • 2011

    312pgs
    155 × 210mm (545g)
    9788965640172

    오창섭 지음

    디자인플럭스

  • 제로에서 시작하라 ― 민철홍과 한국의 산업디자인


    디자인으로 보는 한국의 현대사
    오늘날 우리가 쓰는 모든 물건들에는 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능적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적 전략과 기업 경쟁력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디자인이 강력하게 적용되어 있다. 디자인 없는 현대적인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사는 현대는 디자인에 의해 매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디자인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보편적 현상으로 편재하고 있지만, 실상 그 과정은 우리 사회의 압축적인 근대화 과정과 정확하게 맞물려 전개되어왔다. ⟪제로에서 시작하라⟫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바의 디자인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1950년대 후반부터 현대적인 디자인 개념이 도입되는 과정, 이에 따른 교육체제의 변화, 1960년대 중반 이후 경제부흥의 모토 아래 등장하는 산업디자인 개념 등을 인터뷰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소수의 장인적 예술의 하나로 여겨지던 특수한 디자인이 경제적 필요에 부응하는 국가의 정책적 개입 및 지원, 교육 내용과 대규모 디자인 전시 등과 같은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의 구축을 통해 마침내 보편적 현상의 디자인으로 이행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한국 현대사를 증언하는 또 다른 기록이자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는 반성적 과정인 것이다.

    6,70년대 경제개발기 한국 산업디자인의 선도자 민철홍
    우리나라 산업디자이너의 선구자인 민철홍은 서구, 그것도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디자인의 산실 역할을 하던 미국에서 현대 서구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수학한 인물이다. 그가 유학을 가기 전 서울대학교에서 배운 디자인 개념과 미국에서 수학한 디자인 개념 간의 간극은 일제 식민지 시기의 디자인 개념과 60년대 경제개발 단계의 새로운 디자인 개념 간의 간극으로도 볼 수 있다. 일제 식민지 시기의 디자인 개념(이 당시에는 ‘디자인’이라는 말보다는 ‘공예’라는 말이 쓰였다)이 대체로 일본 유학파들을 통해 미술의 자장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산업디자인(ID, industrial design)은 일본 유학파들과는 세대를 달리하는 민철홍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디자인 개념을 체득, 6,70년대 경제개발 환경에 부응한 것이었다. 새로운 디자인 개념을 정착시키는 데 있어서 민철홍이 특히 전념했던 작업은 교육 문제와 제도적인 정착이었다. 50년대까지의 디자인이 아무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디자인을 적용할 만한 산업적 기반 역시 준비되지 않았다면, 산업디자인은 이전 시기의 디자인과는 명확하게 다른 목표를 설정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위상을 확보하였다. 한편으로는 ‘미술수출’이라는 박정희 정부의 슬로건에서 표방하고 있는 것처럼 수출 중심의 국가의 강력한 경제개발정책의 요청에 부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위해 창조성 개발을 위한 디자인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시작한다. 『제로에서 시작하라』는 민철홍이 디자인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창조성 개발을 집약한 표현이다.

    디자이너는 어떻게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가: 제로에서 시작하라!
    오늘날 창조성(혹은 창의성)은 기업이나 대학에서 가장 빈번하게 힘주어 강조하는 가치 중의 하나이다. 민철홍은 이미 60년대부터 디자인 교육의 핵심을 창조성에 두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모토로 매 수업에서 ‘제로에서 시작하라’는 말을 강조하였다. 디자인을 할 때 왜 제로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민철홍에 의하면 제로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뭔가를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선입견을 차단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디자인 행위에서 선입견을 차단해야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철홍이 강조한 디자인에서의 창조성은 이전 디자인이 외형상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것에 견주어볼 때 디자인의 성격이나 목표를 근본적으로 달리 하는 것이었다. 이미 50여 년 전부터 디자인 가치를 창조성에 두며 디자인과 교육을 실천한 민철홍은 이를 위한 고유한 방법론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한 선구자이자 실천가이기도 하다.

    ⟪제로에서 시작하라⟫는 우리나라 산업디자이너 선도자인 민철홍과, 그에게서 디자인을 배우고 지금은 그 역시 교육 현장에서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는 오창섭 교수 간에 진행된 인터뷰 결과물이다. 인터뷰라고 하지만 오창섭 교수는 민철홍을 통해 6,70년대 산업디자인이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관한 본질적인 물음들을 제기함으로써 민철홍의 디자인 철학을 현재의 맥락 위에 재배치하고 있다.


    차례
    0 기억의 풍경, 고민의 풍경, 그리고……
    1 유년, 그 쉽지 않았던 시절
    2 도전하는 삶
    3 새로운 세계, 새로운 만남
    4 제로에서 시작하라
    5 ID라는 이름의 희망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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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312pgs
    155 × 210mm (545g)
    9788965640172

    오창섭 지음

    디자인플럭스

  • 2011

    312pgs
    155 × 210mm (545g)
    9788965640172

    오창섭 지음

    디자인플럭스